2021년 9월 19일 (일)
오빠 언니 왔어시집을 가서 남편과 함께 왔다. 보호소를 나와서 부산에 올 때 잠깐 봤다. 대전에서 내려오면 힘들 때도 있었지만 우리 집에 적응을 못하고 있을 때라 정신없이 보고 있어서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내가 목욕을 마쳤을 때 간식을 숨겨놓고 나를 유혹하는 장난감을 사줬다는 것만 기억한다. 다른 장난감에 비해 머리를 많이 쓰거나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간식을 잘 찾을 수 있어 내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이다.
형과 누나 부부는 포항에 살고 있다.포항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멀어서 자주 오지 못한다고 한다. 말은 그렇게 해도 부산에 있을 때도 잘 오지 않는 걸 보면 이유는 따로 있는 것 같다. 아마 가족하고 공동생활을 싫어하나 봐. 아니면 서열이 낮아서 별로 안 올 수도 있을 것 같아.
부인은 일주일 전부터 부산하다. 코로나에서 밖에 나가 식사를 하는 것도 자유롭지 못해 집에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닌 것 같다. 언니의 식성은 부인과 달리 짜고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언니 남편은 더 안 맞는 것 같아. 소식을 한다고 하는데 좀 이상한 게 작게 먹는다는 뜻이 아니라 소를 주식으로 먹는다는 뜻이래. 고등학교 때부터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엄마 손맛을 보지 못해 고기를 좋아하는 체질을 고른 것 같다.
부인은 비건(Vegan)에 가깝다.계란과 생선 이외에는 일체의 육류를 먹을 수 없다. 동물 학대나 자연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 본인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몸으로 거부하고 먹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어쨌든 인간 세계에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로는 비건이 맞는 표현인 것 같다. 그래서 한동안 먹지 못한 음식을 준비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다.
부인은 딸이 장녀이고, 다음으로 형이다. 딸이 29살에 결혼하여 빠른 편이라 사위를 편안하게 대할 수 없다. 그래서 딸 부부가 집에 오는 것은 시댁 식구가 집에 오는 일 다음으로 신경이 쓰이는 일이다.부인은 마당에서 식사할 때 쓰는 식탁보를 다시 사는 것을 시작으로 손님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밥 한끼 먹고 가는데 준비하는 시간은 너무 길어. 고기와 함께 먹을 배무침을 준비하고 유기농으로 키운 파를 먹여 살리기 위해 파를 만들고 시원한 물김치와 식혜도 담근다.
딸이 오는 날은 아침부터 비상이 걸렸다. 보호소가 대청소를 하는 날처럼 어수선하다. 고현시장에 나가 회를 고르고 밥을 먹는다는 사위를 위해 소도 사왔다.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나니 벌써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버렸다. 덕분에 오늘은 새벽 한 번의 산책으로 만족해야 했다.
딸 내외가 대문에 들어서다. 청바지와 분홍색 티셔츠를 입은 딸은 고등학생으로 보이고,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친다는 사위도 그다지 나이 들어 보이지 않는다.나는 내 구역을 돌며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았다.딸이 내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한다. 나는 잘 짖지 않지만 낯선 사람에게 성의 표시를 하는 법도 잘 배우지 않았다.손에 코를 한 번 터치하는 것으로 인사를 마쳤다.너는 예쁜 여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구나. 농담을 하지만 더 이상의 액션은 할 수 없다.
부부는 서서 인사하는 것으로 신고를 끝내려 하지만 남편이 명절 인사는 큰절이라며 자리를 잡는다. 두 부부가 절을 하는데 절을 여러 번 한 적이 없거나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다. 부인도 절을 할지 어떨지 알 수 없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절을 받는다.살아가겠다고 힘들었다. 서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아들도 명절인데 매형과 절로 인사하자. 남편이 돌아서서 말하지만 아내와 딸 부부가 손을 흔들어 막는다.남편의 주장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남편은 마당에서 불을 피워 고기를 구울 준비를 한다. 부인은 딸과 이야기할 시간도 없고, 식사를 낸다고 왔다갔다 한다. 형도 마당과 부엌을 오가며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이럴 땐 한자리에 앉아 자는 게 최고다.
눈을 떠보니 저녁상이 다 되었는지 집안이 조용했다. 뜰에 나가 보니 가족들이 모두 모여 앉아 있었다. 온 가족이 식사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가 온 지 얼마 안 돼서이기도 하지만 딸은 출가하고 아들은 군복무 중이라 모일 시간을 많이 낼 수 없다.마당에 설치된 텐트에서 가족들이 모여 웃고 식사하는 모습은 내가 간식 먹을 때만큼 만족스럽고 보기에도 좋다. 옆에 앉아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들어가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아.남편은 모닥불을 피우고 잠에 취하기를 좋아한다. 부인도 정도는 다르지만 좋아한다. 딸 부부는 부르몽 이런 것에는 별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바깥 양반은 불 옆에 앉아 이따금 말참견을 하고 형은 휴대전화와 대화 사이를 오가는 동안 어둠은 달빛과 함께 마당에 가득하다.
준비시간은 길고 만나는 시간은 짧다.딸 부부는 차에 오르고 나머지 가족은 차창 밖을 내다보는 것으로 만남의 시간을 마무리한다.음식을 치우고 안주인은 넉살좋게 군다. “상당히 오랫동안 준비한 모양인데 준비해 놓았더니 먹을 게 하나도 없네. 사위는 딸아이의 엉덩이를 졸졸 따라다니니… 우리의 거래가 어려운 것인가.하긴 나도 안 편해. 아무튼 둘 다 좋아. 꿀 떨어지는 눈으로 보는 건 좋아.산다는 것은 기다리는 것이다.남편이 할 말이 없을 때 하는 말이다.나나나사람이오랫동안만나보지못한상대방을만나는것은쉽지않다.혹시나 기대했지만 형도 피곤했는지 산책은 하지 않고 이불을 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