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 길


윤동주 - 길 1

나는 그것을 잃었다.

내가 뭘 잃었는지 모르겠어

두 손 주머니를 느껴

거리로 나가다

돌돌 돌돌 끝도 없이 잇달아

길은 돌담을 따라 이어진다.

철문을 잡고

거리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다

아침부터 밤까지 거리

저녁부터 아침까지 갔다.

돌담을 만지고 울다

올려다보니 하늘이 부끄럽게 파랗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걸어

왜냐면 난 울타리 반대편에 있으니까

내가 사는 전부는

잃어버린 것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194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