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서 볼 수 없는 자동차의 국내 자동차 내수 규모는 2020년 190만대 수준으로 세계 9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자동차 업체에 중요한 시장으로 대다수 업체가 진입하고 있지만 제품군이 한국의 소비 특성에 맞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시장 진출을 하지 않은 브랜드가 여전히 존재한다.
대량생산업체이면서도 한국 거리에서는 볼 수 없는 자동차가 여기에 있다.


어큐라는 1986년 혼다가 고급화 전략으로 내놓은 디비전이다. 초기부터 미국 시장을 겨냥해 만들어졌고 레전드, NSX 같은 명차 브랜드로 9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렉서스가 럭셔리 고급화에 중점을 뒀다면 어큐라는 혼다 특유의 다이내믹 퍼포먼스에 고급스러움을 더한 이미지를 추구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레전드 후속 RL이 모호한 캐릭터로 실패하면서 1세대 NSX가 단종되면서 브랜드 자체의 매력을 잃었다.
혼다 엠블럼만 바꾼 리배지 브랜드로 인식돼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과거 경쟁력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라인업으로 세단 ILX(렉서스 IS급), TLX(렉서스 ES급)와 SUV 모델로 RDX(BMW X3급), MDX 모델(BMW X5급)을 선보이고 있다. 이미지 리더 모델인 NSX는 3.5L V6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9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 조합으로 통합 573마력을 발휘한다.

알파로메오는 국내 진출을 하지 않는 이유가 가장 궁금한 업체다. 2015년에는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회장이 한국 진출을 공식화하거나 고성능 브랜드로서 페라리와 같은 형제라는 프리미엄도 강점이다. 111년 역사의 이탈리아 업체라는 유럽 프리미엄, 스파이더와 브레라 등의 명성으로 국내에서도 기대되는 브랜드였다.
현행 모델로 소형 해치백 줄리에타(벤츠 A클래스급), 세단 줄리아(BMW 3시리즈급)와 SUV 스텔비오(BMW X5급)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2020년을 전후해 경량 스포츠카인 4C를 단종하는 등 라인업을 축소하고 있어 국내 출시는 점점 멀어지는 모양새다. 크라이슬러 판매망을 통해 판매된 피아트 500처럼 마세라티나 지프 딜러를 통해 판매할 수도 있지만 알파로메오에 대한 FCA의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피아트는 이탈리아 폭스바겐에 비유되는 국민차 업체로 1899년 설립됐으며 페라리, 마세라티, 알파로메오, 란치아 보유 자동차 그룹이다. 60~80년대 소형차를 중심으로 유럽 시장과 공산권 대다수 국가에 진출해 기아 124세단(1969)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을 정도로 세계적인 판매를 자랑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기술과 디자인에서 경쟁사에 뒤지기 시작하면서 점차 사세가 기울었다.
피아트500의 성공으로 2014년 크라이슬러를 인수하며 FCA로 거듭나 글로벌 규모가 됐지만 한국에서 판매하던 500과 프리몬트를 철수할 정도로 소형차 중심의 라인업이 한국 시장에 맞지 않는다. 현재 유럽과 남미 시장에서 소형차 500과 판다, 푼토, 우노와 스파이더 등의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1920년 설립된 일본 자동차업체 마쓰다는 로터리 엔진으로 유명한 독창적인 기술업체다. 포드 관계자로 과거 기아차와 파트너십을 맺고 콩코드(626), 포텐샤(929), 엔터프라이즈(929) 등 중대형 모델을 제공했다. 기아 프라이드는 포드, 마쓰다와 3사 공동 개발한 월드카 프로젝트였다. 스포츠카 RX-7과 소형 컨버터블 MX-5 미아타가 세계적인 명작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2016년께 한국 진출 계획이 전해지기도 했지만 워낙 독일차 위주로 집중됐던 국내 수입차 시장 상황에 시장 진입 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닛산 인피니티와 스바루가 철수한 한국 시장에서 마쓰다의 전망이 밝지 않은 건 엄연한 사실이다. 오히려 쉐보레나 르노 철수 이후 신설된 국내 업체들의 기술 제휴로 마쓰다가 국내 도로를 달릴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현재 소형 해치백2부터 3, 중형 세단6와 SUV 라인업인 CX-3, CX-30, CX-5, CX-9와 소형 컨버터블 MX-5 등 다양한 차종을 생산하고 있다. 2022년 새로운 RX-7이 출시될 것이라는 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다이하츠는 컨버터블 코펜으로 국내에 알려진 일본 업체다. 1907년 설립돼 소형차와 경차에 집중했고 2016년 도요타가 지분의 51.2%를 인수해 자회사가 됐다. 기아 타우너가 다이하츠의 모델로 우리나라와 인연을 맺었다.
현재 코펜, 밀라, 무브, 웨이크, 테리오스, 토르 등 일본 경차 기준인 3기통 660cc 엔진을 주력으로 하는 경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일부 소형 모델은 토요타 리배지 모델이다. 워낙 경차에 라인업이 집중되다 보니 유럽, 미국 시장도 철수하고 있어 당연히 중형차 이상의 선호도가 높은 한국은 시장 진입이 요원하다.
스즈키는 짐니로 유명한 일본 소형차 업체로 자동차보다 모터사이클이 더 유명한 회사다. 국내에서 대우티코로 판매된 알토가 스즈키의 대표 모델이었고 GM대우 시절 매그너스와 라세티를 스즈키 리바지로 미국시장에 판매하는 등 대우와 직간접적인 관계가 있었다. 스즈키는 완성시키지는 못했지만 대형차를 계획하고 중형차인 키자시를 출시하는 등 나름대로 라인업 다양화에 노력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2010년 폭스바겐 산하에 인수됐으나 2015년 관계를 청산하고 연비 조작에 휘말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도요타 관계사가 됐다. 현재 경차 알토, 에브리, 카푸치노, 하슬러 등 다양한 경차와 소형차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스즈키는 라인업과 여러 현실적인 문제로 국내 진출 가능성이 가장 낮은 업체 중 하나다.
이외에도 스페인 세아트, 체코 스코다가 있는데 이들은 폭스바겐 자회사이기 때문에 디자인만 다른 모델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와 디자인만 다른 기아차도 해외로 수출하기 때문에 이처럼 스코다는 한때 국내 진출을 검토하기도 했다. 호주 홀덴과 독일 오펠도 최근 브랜드 정리 및 매각을 거쳤으나 GM의 자회사로 쉐보레와 형제차여서 국내 진출을 하지 않은 업체다.
중국 자동차도 2021년 현재까지 한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다.